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지난 26일 방송한 ‘돌이 갔다 홀로 왔다-인제 계곡 실종 미스터리’ 편이 방영된 후 예상치 못한 파장이 일어나고 있어요. 방송에서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철진(가명) 씨가 운영하는 떡집에 악성 후기가 폭주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청자들은 해당 떡집을 찾아내 “그것이 알고싶다 보고 왔습니다”, “공익을 위한 후기입니다” 등의 메시지와 함께 별점 1점짜리 후기를 무차별적으로 남기고 있는데요. 법적 판결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런 행동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악플테러’ 현상은 최근 몇 년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23년 한국인터넷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사건이 조명된 후 관련자의 영업장에 대한 악성 후기가 300% 이상 증가하는 현상이 발견됐다고 해요.

🕵️‍♀️ 충격! 10년째 미스터리로 남은 인제 계곡 실종사건의 전말

이번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은 2015년 5월 3일 강원도 인제 계곡에서 실종된 김주철 씨의 사건을 심층적으로 다뤘어요. 김 씨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두 아들과의 만남을 약속했으나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마지막으로 CCTV에 포착된 시각은 오후 6시 10분이었고, 약 3시간 후인 오후 9시 12분경 그의 휴대전화 배터리가 강제로 분리된 것으로 조사됐어요.

김 씨의 실종은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미스터리로 남아있는데요. 경찰은 매년 대규모 인원과 장비를 투입해 수색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시신조차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장기 미제 사건은 국내에서도 드문 케이스로, 2013년 발생한 ‘전남 강진 여고생 실종 사건’과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미스터리 실종 사건으로 꼽히고 있어요.

😱 “술 먹고 사람을 죽였을 때…” 충격적인 발언과 수상한 행적들

방송에 따르면, 실종 당시 김 씨와 함께 있었던 탈북자 출신 이 씨는 처음에는 김 씨를 만난 사실조차 부인했다가, CCTV 증거가 나오자 진술을 번복했어요. 이 씨는 계곡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하다 김 씨가 “먼저 가라”고 해 혼자 돌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 씨의 진술에 여러 모순점이 있음을 지적했어요.

특히 충격적인 부분은 김 씨 실종 19일 만에 이 씨가 살인 혐의로 체포되었으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구속영장 청구를 포기했다는 사실이었어요. 방송은 체포 당시 이 씨가 “술 먹고 사람을 죽였을 때 처벌은 어느 정도로 받나”라고 말했다는 경찰의 증언도 공개했는데, 이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습니다.

또한 이 씨가 스스로를 ‘엘리트 남파공작원 출신’이라고 소개하고, 김 씨에게 장례식장 운영권을 얻게 해주겠다며 접근했다는 정황도 방송에서 다루어졌어요. 김 씨는 이 씨에게 상당한 금액을 건넸으며, 실종 직전에는 돈을 독촉당한 정황이 있었다고 합니다.

더욱 의심스러운 점은 김 씨 실종 직후 이 씨가 아내 명의로 고가의 건물을 구매했다는 사실이었어요. 북한 관련 전문가들이 이 씨의 ‘엘리트 공작원’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인터뷰도 방송에 포함되었는데,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씨의 주장은 북한의 실제 작전 방식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합니다.

🔎 사라진 ‘마지막 통화’ 기지국과 미완의 수색 작전

‘그알’ 제작진은 김 씨 휴대전화에 마지막으로 포착된 기지국 번호를 단서로 산악 구조 전문가와 함께 수색 지점을 찾는 과정을 보여줬어요. 이는 기존 경찰 수사에서 놓쳤을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었습니다.

방송에 따르면 김 씨의 휴대폰은 실종 당일 오후 9시 12분경에 마지막 신호가 잡혔고, 당시 배터리가 강제로 분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요. 이는 의도적인 증거 인멸의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죠.

전직 프로파일러의 분석에 따르면, 이 사건은 우발적 살인보다는 계획된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김 씨와 이 씨 사이의 금전 거래, 실종 직후 이 씨의 재산 증가, 그리고 여러 모순된 진술들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견해가 방송에서 제시되었어요.

⚖️ 법적 판결 없는 상황에서의 ‘악플테러’… 그 위험성

현재까지 김 씨 실종과 관련해 이 씨는 공식적으로 기소되지 않았으며, 법적으로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자체적인 ‘정의 구현’이라는 명목 하에 이 씨의 생업인 떡집에 대한 악성 후기가 급증하고 있어요.

한국사이버법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악플테러’는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 등의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행위이며, 최근 법원에서는 이런 집단적 악성 후기 작성자들에게 실제로 형사처벌이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2024년 대법원 판례에서는 “방송 등에서 다루어진 사건의 관련자라 하더라도, 법원의 최종 판단 이전에 개인이나 집단이 제3자의 영업에 직접적 피해를 주는 행위는 정당한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불법행위“라고 판시한 바 있어요.

🤔 끝나지 않은 미스터리, 시청자들은 왜 분노하는가

이번 방송은 10년 가까이 해결되지 않은 미스터리 사건을 다시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어요. 특히 실종된 김 씨의 가족들이 여전히 진실을 찾지 못한 채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과 분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김 씨의 아들은 방송에서 “아버지가 돌아오실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런 가족의 고통에 시청자들이 감정이입하면서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이 씨에 대한 분노가 떡집 후기로 표출된 것으로 보여요.

하지만 최근 ‘디지털 집단행동’의 논란을 다룬 서울대 사회학과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형태의 온라인 정의 구현은 때로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거나 사회적 분열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특히 확실한 증거나 법적 판단 없이 이루어지는 악플테러는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원칙인 ‘무죄 추정의 원칙’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해요.

이번 사건은 미디어가 미제 사건을 다루는 방식과 시청자들의 반응, 그리고 온라인 공간에서의 집단행동의 경계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진실 규명과 정의 구현이라는 가치와 개인의 권리 보호 사이에서 우리 사회가 어떤 균형점을 찾아야 할지, 함께 고민해볼 시간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