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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와 블록체인의 관계
블록체인 기술이 암호화폐의 근간이 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해킹 불가능한 기술로 여겨지던 블록체인에 새로운 위협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입니다.
현업에서 암호학과 블록체인을 연구하며 느낀 점은, 많은 사람들이 양자컴퓨터의 위협을 과대평가하거나 반대로 너무 과소평가한다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양자컴퓨터가 블록체인에 실제로 어떤 위협이 되는지, 그리고 언제 그 위협이 현실화될지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양자컴퓨터의 기본 원리
일반 컴퓨터가 0과 1의 비트로 계산하는 것과 달리, 양자컴퓨터는 양자비트(큐비트)를 사용합니다. 큐비트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양자역학적 특성인 ‘중첩(Superposition)’을 활용합니다.
직접 양자컴퓨팅 연구소를 방문했을 때 놀랐던 점은, 이론상으로는 50큐비트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 꿀팁: 현재 구글의 Sycamore는 53큐비트, IBM의 최신 양자컴퓨터는 127큐비트 수준입니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위협할 수준인 RSA-2048을 깨기 위해서는 약 4,000큐비트의 안정적인 양자컴퓨터가 필요합니다.
블록체인의 취약점
블록체인 기술은 주로 두 가지 암호화 메커니즘에 의존합니다:
- 해시 함수(SHA-256): 블록을 연결하고 작업증명(PoW)을 위해 사용
- 타원곡선 암호화(ECDSA): 디지털 서명을 생성하고 검증하는데 사용
경험상 양자컴퓨터는 이 중 타원곡선 암호화(ECDSA)에 더 큰 위협이 됩니다. 그로버 알고리즘을 사용하면 해시 함수의 보안 강도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지만, 여전히 상당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합니다.
쇼어 알고리즘: 블록체인의 적
1994년 피터 쇼어가 개발한 쇼어 알고리즘(Shor’s Algorithm)은 양자컴퓨터에서 실행될 때 소인수 분해 문제를 다항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는 RSA나 ECDSA와 같은 공개키 암호화 시스템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에서 사용하는 ECDSA는 이산 로그 문제의 어려움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강력한 양자컴퓨터와 쇼어 알고리즘을 사용하면 공개키로부터 개인키를 유도할 수 있게 됩니다.
🔍 꿀팁: 한 번이라도 사용된 비트코인 주소의 공개키는 블록체인에 노출됩니다. 따라서 양자컴퓨터 위협에 대비하려면 비트코인 주소를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위협이 될 시점
양자컴퓨터가 언제 블록체인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까요? 제가 여러 양자컴퓨팅 컨퍼런스에 참석하며 얻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예상 시기 | 양자컴퓨터 수준 | 위협 정도 |
---|---|---|
현재 ~ 5년 내 | 100~1,000 큐비트 | 낮음 (이론적 위협) |
5~10년 내 | 1,000~4,000 큐비트 | 중간 (특정 암호화 시스템 위협) |
10~15년 내 | 4,000+ 큐비트 | 높음 (현재 암호화 시스템 대부분 위협) |
물론 이는 예측일 뿐이며, 양자컴퓨팅 분야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IBM과 구글 등이 매년 큐비트 수를 두 배로 늘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예상보다 빨리 위협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양자내성 암호화와 대응책
다행히도 암호학 커뮤니티는 이미 포스트 양자 암호학(Post-Quantum Cryptography, PQC)이라는 분야를 통해 양자컴퓨터에 저항할 수 있는 암호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이미 양자내성 암호화 표준을 선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일부 알고리즘은 이미 표준화 단계에 있습니다. 주요 양자내성 암호화 방식으로는:
- 격자 기반(Lattice-based) 암호화
- 해시 기반(Hash-based) 서명
- 다변수 다항식(Multivariate) 암호화
- 아이소제니(Isogeny) 기반 암호화
등이 있습니다.
🛡️ 꿀팁: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이미 양자내성 암호화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양자컴퓨터 위협이 현실화되기 전에 소프트포크나 하드포크를 통해 업그레이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직접 여러 블록체인 개발자 컨퍼런스에 참석했을 때, 많은 개발자들이 이미 양자내성 암호화 알고리즘으로의 전환을 위한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더리움 재단은 양자내성에 대한 연구에 상당한 자원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A: 아닙니다. 양자컴퓨터가 발전하더라도 블록체인 커뮤니티는 대응할 시간이 있습니다. 또한 양자컴퓨터가 모든 비트코인 주소를 한 번에 공격할 수는 없으며, 양자내성 암호화로의 전환도 가능합니다.
A: 사용되지 않은 비트코인 주소(공개키가 아직 블록체인에 공개되지 않은)는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해시 함수(RIPEMD-160, SHA-256)는 양자컴퓨터에 대해 어느 정도 저항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A: 모든 ECDSA 기반 암호화폐(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대부분)가 비슷한 수준으로 취약합니다. 다만 일부 새로운 프로젝트들은 이미 양자내성 암호화를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A: 하드웨어 지갑 사용, 주소 재사용 지양, 양자내성 기능을 갖춘 프로젝트에 관심 갖기, 그리고 업계 동향을 주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규모 양자컴퓨터가 등장하기 전에 암호화폐 생태계는 충분히 대응할 것입니다.
양자컴퓨터는 블록체인 기술에 분명한 위협이지만, 그 위협이 현실화되는 시점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암호학자들과 블록체인 개발자들은 이미 이 문제를 인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항상 새로운 도전과 해결책을 함께 가져오는 법입니다.
앞으로도 양자컴퓨팅과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을 지켜보며, 두 기술이 어떻게 공존하고 발전해 나갈지 흥미롭게 지켜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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